이시종 충북지사는 3선에 도전할까? 요즘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방선거가 1년도 안 남았기 때문이다. 이시종 지사가 3선에 도전할 것이냐는 생각을 하면 뜬금없이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2010년 두 사람은 혈투를 벌인 끝에 이시종은 충북지사에 당선되었고, 정우택은 백수가 되어 택시운전을 하기도 ㅤㅎㅔㅆ다. 7년 세월이 흘렀다. 두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당연히 승자가 패자보다 잘 되었어야 하는 게 세상살이다.


정우택은 충북 정치 일번지라는 청주 상당구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해서 국회에 입성했다. 지금은 제일 야당 당수권한대행이라는 자리까지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맨 먼저 찾아간 사람이 정우택 대표였다.


충북 출신 정치인 중에서 대통령에게 언제든 전화할 수 있고,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은 유일하게 정우택 대표뿐일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운갑이라는 인물이 생각난다.


바로 정우택 대표의 선친이다. 농림부 장관을 거쳐서 제일 야당 대표 권한대행까지 올랐으니 지금 정우택 대표가 바로 그곳까지 간 셈이다. 이에 비해 이시종 충북지사의 모습은 어떠한가·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하여 행정의 달인 소리를 듣고 있다. 그런데 요즘 일이 자꾸 꼬이는 모습이다. 보기가 민망할 정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보다 이 지사를 도와줘야하는 고향 사람들이 그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주역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고향 사람들이 찾아오면 반가워야 할 텐데 시위라도 할까 봐 겁이 나고, 모처럼 고향을 방문하면 축제분위기여야 할 텐데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도의회는 충주 에코폴리스 중단 문제 등 현안을 조사하기 위한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난리를 치기도 했다.


행정의 달인이라는 명성이 무색케 하는 광경들이다. 충북도지사를 노리는 사람들에겐 호기로 보였는지 도지사에 도전하겠다는 사람들도 줄을 서고 있다. 다행히 여당 도지사로 바뀌었으니 일을 하기가 수월해졌고, 야당 시절 풀지 못한 난제들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물 만난 고기처럼 능력을 발휘할 것 같다.


어쨌든 두 사람은 어떤 결정을 또 해야만 하는 분기점에 서 있다. 정우택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든지, 원내 대표를 유지하든지, 어떤 식이든 선택을 해야만 하는 시기다. 충북지사 시절부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말을 해왔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정우택 대표가 제일 야당 당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7년 전 도지사 선거에서 이시종 지사에게 패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덕분에 정우택하면 전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해졌다.


여당 정치인만 하다가 갑자기 야당이 되었으니 야당성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른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반해 이시종 충북지사의 모습은 어떠한가·


3선에 도전하거나 정계로 방향전환을 하기엔 71세라는 나이가 부담스럽다. 운이 좋아서 3선에 성공한다면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충주에서 출생해서 청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를 나온 수재의 일생으로선 손색이 없는 삶일 것이다.


만약 7년 전 충북지사를 노리지 않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면 지금쯤 원로로써 의장단 반열에 올랐을 수도 있다. 향후 정우택 의원의 행보도 예측할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승승장구해서 당권을 차지하고 차기 대권에 도전해서 성공한다면 그보다 더한 경사가 없을 것이다.


그것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니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의 인생을 비교해볼 때마다 떠오르는 노래가 하나 있다.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도 이다음에 다시 만나세? 라는 졸업식 노래다. 7년 전 한판 승부를 벌였던 악연이었지만 고향 충북을 위해 바다라는 큰 정치판에서 다시 만나 함께 노력하는 호연으로 이어 지길 바라는 것은 충북의 현안이 그만큼 산적했다는 뜻일 것이다.(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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