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5일 후면 10·26을 맞는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정부장에게 저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로부터 38년이 흐른 지금 우린 많은 것을 얻었지만 많은 것을 잃은 측면도 없지 않다.


대통령이 저격당하는 정변으로 인해서 대통령 직선제 등 민주화를 이룬 반면 북한과의 핵 경쟁에서 완패함으로써 핵 인질로 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경제의 고도성장 체제도 약화되어 중국으로부터는 추월 위기에, 일본과는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특히 10·26이 박정희 정권의 핵개발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정확한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박정희의 심복 김재규가 박정희를 시해한 것은 미국이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서 김재규를 활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적잖다.


김재규가 얼간이가 아닌 이상 박정희를 저격하고 중정 본부가 있는 남산을 옆에 두고 육군본부로 갔겠느냐는 데서부터 의문은 시작된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핵 개발을 저지하던 미국이 차지철과의 권력싸움에서 밀리던 김재규를 이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설마 미국이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그렇게까지 했겠느냐는 반론도 있지만 요즘 미국이 북핵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하다가 전쟁도 불사할 기세로 나오는 것을 보면서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아무튼 10·26은 남북핵개발경쟁에서 완패케 하는 원인을 제공한 사건이었다. 우린 독자적으로 핵을 개발하든지,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지 않으면 북한의 핵 인질로 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것은 남북 간에 핵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뜻하는 것이다. 북핵은 사실상 완성단계이고, 장거리 탄도미사일까지 갖추었으니 한국은 물론 일본이나 미국까지도 위협하는 상태가 됐다.


그러니 핵무장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핵을 개발할 수가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저격당하기 직전 한국은 핵무기를 거의 완성단계였다고 증언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미 38년 전에 핵을 완성하기 직전이었는데 어째서 핵을 개발할 수 없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물론 기술적인 면만 따지면 핵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2년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보도도 있다.


문제는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의 방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은 북한 못지않은 독재체제였다. 사실상 영구집권체제였으니 대통령 말이 법이었고,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다는 사람도 줄을 섰다.


그런 시대에도 핵개발 비밀이 누설되었고, 미국의 핵 개발 저지공작에 중정 부장이 포섭됐을 것이라고 의심할 정도였다. 지금은 임기 5년의 단임 대통령이 집권하는 시대다. 설혹 대통령이 핵 개발을 결심하더라도 보안을 지킬 수가 없을 것이다.


어떻게 비밀을 지킨다고 해도 5년 후 정권이 바뀌면 모든 게 다 까발려질 것이다. 핵 개발은 고사하고 핵을 막기 위한 사드도 제때 배치하지 못하는 실정이니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더라도 우린 핵을 개발할 수밖에 없고, 그것을 하지 못하면 북한의 핵 인질로 살 수밖에 없다. 핵개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란 뜻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북한과의 핵무기 개발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유신헌법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땐 영구집권이 핵개발의 명분이었지만 지금은 민주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인 번영을 지키기 위해선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그때와 다른 점이다.


마침 우린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하기 위한 여론수렴을 하고 있다. 북한과의 핵무기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체제가 어떤 것인지 중론을 모으는 일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자유민주체제이지만 유신독재나 북한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만 생존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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