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장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그 많은 청주시장 후보들이 온갖 공약을 다 쏟아내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하지 않는 게 있다. 서민들이 생활하는데 불편한 것을 해결해 주겠다는 약속이다.


그중에서도 골목길의 차량교행 문제가 급해 보인다. 청주시내를 남북이나 동서로 관통하는 간선도로를 빼놓고는 대부분 2차로다. 이런 도로들이 과거에는 버스도 다니고 트럭까지 다녔지만 지금은 승용차도 다닐 수가 없다.


그 원인은 양쪽에 주차하기 때문이다. 이런 도로를 지날 때마다 진땀이 난다. 저쪽에서 차가 오는지부터 살피고 진입해야하는데 진입부터 하고보는 운전자들이 많다. 중간에서 차량 두 대가 마주치면 나갈 수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다.


서로 눈치를 보다가 언쟁이나 몸싸움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도대체 청주시는 왜 존재하는 것이고, 시장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문제는 한쪽 면만 주차를 허용하고, 불법 주차는 철저히 단속하면 끝나는 일이다. 그런데도 노력하는 흔적이 보이지 않으니까 분통이 터지는 것이다. 지난번 제천참사도 이런 길을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해서 인명을 구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친 것이다,


청주에서 살다가 보면 이런 길이 급증하고 있고, 더 이상 못 참겠다는 아우성도 점점 높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혼잡한 길을 피해 골목길로 접어들어도 무질서가 판치기는 마찬가지다.


집집마다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폐타이어를 갖다 놓거나 돌덩이를 이용하기도 한다. 자기 집 앞에 차를 세우고 싶은 욕심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기가 활용하지도 않는 시간에 남도 주차하지 못하도록 방해물을 내다놓는 것은 도로를 사유재산처럼 독점하겠다는 욕심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주민에게 맡겨놓을 일이 아니다. 시에서 어떤 식으로든지 대책을 마련하는 게 상식이다. 우선은 골목길에 우선 주차할 수 있는 차량이 누구인지를 명시하고, 그것을 위반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홍보해야 한다.


특히 어떤 경우에도 도로에 교통방해물을 갖다놓는 행위는 엄단한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야한다. 이런 일은 다 시청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시청에서 다 할 수 없으니까 구청으로 이관하고, 구청은 일선 주민센터에 위임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일을 하기에도 일손이 바쁜 주민센터는 엉뚱한 일을 하는데 골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선 동사무소를 주민센터로 명칭을 바꾸고, 자치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이웃들이 모여서 취미생활도 하고 친목도 도모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자치프로그램이 주민센터에서 하는 것보다는 교육기관에서 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청주시내 대부분의 주민센터에서 탁구교실을 운영할 정도로 탁구는 인기가 많다.


그렇지만 50평 이상의 시설이 필요하고, 바닥을 마루로 교체하는 등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된다. 많은 주민센터가 수십억 원씩의 예산을 들여 신축하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반해 도심학교는 시설을 활용하지 못해서 골치를 썩이고 있다.


실제로 청주도심에 있던 주성중 중앙초 교동초 등이 잉여시설을 활용할 방안을 찾지 못하고 폐교하였다. 더구나 학교는 체육시설이나 시청각교재까지 갖추고 있는데다 이를 가르칠 강사도 학보하고 있다.


당연히 주민교육 업무는 주민센터에서 할 일이 아니라 각급 학교의 잉여시설을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결론이다. 구청이나 주민센터가 이런 일로부터 해방되면 본연의 업무인 골목길 주차 문제 등에 전념할 수 있다.


수천 억 원의 빚을 내어 호화판 청사를 신축하는 원인이 청사 부족이라고 하는데 탁상행정인력을 서민불편해소에 투입하면 시청을 신축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시민들이 청주시장에게 바라는 것은 바로 이런 생활불편부터 해소해 달라는 것이다.


그 많은 시장 지망생 중에서 이런 일을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정치 바람에 취해 뜬구름만 잡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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