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저녁 괴산 전통시장은 한마디로 북새통이고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200여 미터의 전통시장 주변도로가 통제된 가운데 도로 전체가 통째로 무대였다.

사람들은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연신 몸을 일렁였다. 생맥주를 들고 나르는 사람들과 갓 튀겨진 통닭을 봉지에 담아 날 듯 뛰는 사람들로 좁은 도로는 더욱 비좁아 보였다. 중간중간 동남아 외국어로 말하는 사람들이 열에 둘셋은 되어 보였다. 

행사 주최측 귀뜸말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치러진 제1회 괴산 핫치맥축제 참석자는 무려 1만 명이 넘었다고 했다. 괴산 전통시장 내 5개 치킨집에서 준비한 물량은 일찌감치 동이 났고, 가마솥 10개를 설치한 닭집도 행사가 끝나기 전에 매진됐다. 당일 매출 규모만도 억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산골마을 괴산의 전통시장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요즘말로 소멸대상 자치단체인 괴산에서 전통시장의 면모를 보면 무슨 생뚱맞은 소리인가 착각이 들 정도이다. 3,8일 열리는 5일장을 넘어 전국화되어 가는 추세다.

200여 개 점포가 밀집돼 있는 전통시장에서 100억 대 연매출을 올리는 업소가 있는가 하면 50억 대 매출 업소도 서너 개나 된다. 가마솥 10개에 통닭을 튀겨대는 닭집은 이미 서민갑부로 성공한 사례로서 전국적으로 소문이 자자할 정도이다.

요즘 괴산시장에서는 한창 문화관광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 내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해 외지인들을 유치함으로써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시설물 설치보다는 콘텐츠 위주의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얼마 전 사업이 끝난 젊음의 거리에서는 시골마을답지 않게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친다.

시장 내 곳곳에는 '우리 서로 단골이 되어주자'라는 이색 현수막이 눈에 띈다. 상인회원 서로가 칭찬하고 인정하며 화합을 해야 시장도 자연스럽게 발전한다는 의미에서 내 건 표어다.

괴산사람들은 괴산시장 발전과 괴산 명소화 사업의 한가운데 이정우 회장이 우뚝하다는 것을 다 안다. 이 회장과 전통시장 골목이나 관내 마을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거의 모든 주민들이 먼저 반갑게 인사하는 것을 보게 된다.

지난 2015년부터 괴산시장 상인회장을 맡아 온 이 회장은 괴산읍 도시재생 위원장, 괴산읍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괴산 소상공인연합회장 등 지역발전의 현장마다 빠지지 않는 곳이 없다.

그는 전통시장 활성화와 도시재생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상, 장관상, 도지사상 등을 수차례 받기도 했다.

지난 주 토요일 4일 열린 괴산김장축제 부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하던 이 회장은 "고향을 한번 제대로 발전시켜보겠다는 목표로 상인회장을 맡은 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다"며 "특히 전통시장이나 시골마을에서는 회원이나 주민 간 서로 배려하고 봉사하는 마음만 있으면 희망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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