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200석-탄핵-대통령선거…. 박근혜 시절로 돌아가나. [최종웅의 시각]

22대 총선이 겨우 18일 남았다. 조국이 등장하기 전까지 한동훈 바람이 거셌다. 이재명도 엿장수식 공천으로 시끄러워지자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22대는 보수 여당이 안정의석을 확보하는 줄로 알았다.

조국이 등장하면서 한동훈 바람은 맥없이 사그라졌다. 민주당의 엿장수식 공천도 70년 민주당을 이재명의 사당으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엿장수 공천에 반발한 민심이 한동훈에게 올 줄 알았는데 고스란히 조국에게 가버린 것이다.

결국, 여당은 이번에도 대패하게 생겼다. 인터넷에서 범야권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잔칫집 같은 분위기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범야권 200석 넘으면 윤석열 탄핵 가능이란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큰 소리로 즐기다가 자칫 동티라도 날까봐 은근히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런 분위기가 그냥 생긴 건 아니다. 근거가 있는 말이다.

실제로 조선일보 3월 23일 1면 톱에는 국민의힘이 이겨야 한다는 여론이 36%에 불과해 윤석열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 51%보다 15%나 적다고 썼다,

이는 4년 전 보수가 참패했을 당시 문재인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 40%보다 11%나 높은 것이다. 실제로 보수는 수도권에서 16대 103석으로 참패했다.

결국, 이번 총선은 범야권이 200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6월부터 때아닌 탄핵정국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가능성이 큰 게 아니라 확실하게 그렇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재명 대표는 요즘 방방 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있고, 조국도 윤석열 정권 조기종식을 주장하고 있다.

조국의 윤 정권 조기종식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탄핵보다 강한 것임은 분명하다.

이재명과 조국은 초록은 동색이고 가재는 게 편인 관계다. 비록 당은 달리하고 있지만, 윤석열 정권을 타도하고 정권을 잡는 문제에서는 한 몸처럼 움직일 게 뻔하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느닷없는 탄핵 바람으로 민생은 돌볼 새가 없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서 나라가 얼마나 시끄러웠는지는 당시를 돌아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탄핵은 국회를 통과할 테고, 싸움은 헌재로 옮겨갈 것이다. 사생결단식 공방이 몇 개월 지속하다가 마침내 탄핵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다시 정국은 대선으로 급속히 옮겨붙을 것이다. 총선을 치르면서도 그 난리를 쳤는데 생사여탈권을 놓고 싸우는 대선은 그보다 몇 배 더 시끄러울 것이다.

민생이 도탄에 빠지건, 북한이 핵 공격을 하든 정치 싸움만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다시 정권은 진보가 장악하는 날이 올 가능성이 크다.

보수라고 가만있겠는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항할 테고, 진보 보수 싸움은 남북대결 못지않게 격렬할 것이다.

이렇게 갈라져서 싸울 바에는 차라리 나라를 둘로 쪼개자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한때 우린 직선제 대통령제만 쟁취할 수 있으면 밥을 굶어도 행복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국회의원 3분의 2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유신정우회를 청산할 수만 있어도 소원이 없을 것 같은 열망을 느꼈다.

그렇게 열망하던 민주주의가 실현되었는데 우린 독재정권 시절보다도 심한 절망을 느끼고 있다. 오죽하면 차라리 나라를 둘로 쪼개고 싶다는 생각을 할까.

개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시간만 끌다간 진보고 보수고 다 망할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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