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정국의 회오리가 폭염속에 엄청난 속도로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운명을 가를 ‘9월 대전’이 점점 임박해 오면서 야권발 정계개편의 중심 인물들의 동선이 매우 바빠지고 있다.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 후년의 대선에 따른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이 야권 내부에 대두되면서 신당론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야권발 정계개편의 큰 줄기는 천정배 신당 및 천·정(천정배·정동영) 연대, 박주선 의원 등 복수의 비노(비노무현)계 신당, 박준영 전 지사가 추진하는 신민당 등으로 분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위원장 김상곤)가 지난 19일 8차 혁신안을 공개했다. 8차 혁신안을 놓고 비노계측은 혁신하라고 혁신위원회를 만들어놨더니 대놓고 저격질을 하고 있다며 당은 지금 패권주의에 함락되기 직전의 위기 상황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사실상 김한길·박지원·박주선·조경태 등 비노계 저격이 이번 혁신안의 목적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본지에서는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정계개편의 중심 인물들을 국회와 지역구를 직접 찾아 그들의 속사정을 직접 들어 보았다.


조경태 의원은 최근 '친노 저격수'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번 8차 혁신안은 특정계파의 줄 세우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사안으로 결국 자기들만의 테두리를 위한 패권정치를 하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지 않은가 하는 의혹이 강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여야를 떠나서 합리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 세력이 만나는 제3의 정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국민들로부터 제기되고 있고 그런 요청들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핵심 지지 기반인 광주를 비롯한 호남, 더 나아가 일반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친노 계파 청산 없이는 당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견해"라고 잘라 말했다.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분열해서 패배하기 보다는 통합, 단결해서 정권 교체의 길로 가야 된다”며 “하지만 당에 문제가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게 보편적 국민의 민심”이라고 했다. 이어 “신당파, 친노가 충돌하고 있어 크건 작건 총선을 앞두고 신당이 창당되는 것은 처음부터 상수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박주선·조경태 의원 등 원내에서 뿐만 아니라 정대철 상임고문·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등 원외에서도 야권발 정계 개편의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등 당의 원심력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야권의 신당창당 움직임과 관련해 박주선 의원 등 선발대의 움직임이 정기국회(9월) 전후로 나타나리라고 내다 봤다.


이에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자신이 주도하는 신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해, "천정배 의원과 큰 틀에서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해 힘을 보탰다.


특히 천정배 의원은 "여와 야를 막론하고 기성 정치세력은 너무나 무기력하고 무능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어떠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우리 사회의 각 영역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리더십도 발휘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중도 합리파인 황주홍 의원은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내년 총선, 대선에 대한 희망과 전망은 없다는 것"이라며 문 대표 사퇴와 문호 개방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한길 전 대표는 "대한민국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위해 창조적 파괴와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성장을 위해 국민이 희생을 강요당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이제는 국가와 시장이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할지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정동영 전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무소속 연대 든 야권 신당 형태로 전북지역에 출마할 것 이라는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이처럼 야권발 정계개편의 물줄기가 도랑에서 강으로 강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폭풍으로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남희(63) 새정치민주연합 경북 영천지역위원장이 지난 6일 당원 12명과 함께 경북도당에 탈당서를 제출했다.


지역위원장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탈당한 이남희 전 지역위원장은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추진하는 신당에 합류하기 위해 탈당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 지역 당원 백여명이 탈당해 전북민심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이탈하고 있다. 정학영 전 순창군수 예비후보와 유영선 전 국정원 서기관 등 전북 남원·순창 지역협의회 당원 100여명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또 21일 이해선 공주시의회의장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이 의장은 “오늘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나고자 한다. 오랫동안 함께 해온 당원 동지 여러분께 고맙고 감사하다. 이제 정당생활을 떠나 오직 공주시민을 바라보고 행복한 공주를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다. 앞으로 지켜봐 주시고 더욱 잘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비노 신당이 창당된다면,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정계복귀설도 한층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친노계가 ‘문재인’ 체제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한 데 반해, 비노계가 지나치게 분열됐다고 평가 절하한다.


새정치연합 중도파 한 관계자는 “실제 신당 및 분당 여부는 확언할 수는 없지만, 비노계가 몇 개의 그룹으로 나뉘더라도 결국에는 큰 틀에서 ‘헤쳐모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의도 주변에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여 명의 실명이 담긴 명단이 속칭 ‘지라시’ 형태로 은밀히 나돌았다. 대부분 비노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카더라 통신이 난무하는 여의도지만 이 리스트는 새정치연합의 최근 상황과 맞물리며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소속 의원들의 연쇄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9월 위기설’이 나돌고 있는 터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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